1. 계획 및 홍보
2020년 7월에 양천구청 공원녹지과 도시농업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강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보통은 수경재배 기초과정으로 2시간 강의를 4회 하는데, 요청에 따라 5회에 맞게 구성하였습니다. 5회째에 하는 수경재배기 만들기는 수강생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자세한 강의계획은 첨부합니다.
위의 강의계획에 따라 홍보 포스터가 나왔습니다.
양천구 도시농업학교는 홍보를 잘 하는 것 같습니다. 홍보가 된 매체를 소개합니다.
1. 양천구청 홈페이지: 기타예약 - 통합예약센터 (yangcheon.go.kr)
2. 저도 홍보하고요: 양천구 도시농부학교에 수경재배 강의하다 (daum.net)
3. 아시아경제: 양천구 도시농업학교 운영 재개 - 아시아경제 (asiae.co.kr)
5. 서울시 서울농부포털:
(1) 수강료와 수강 제한에 대해
수강료
지자체마다 수강료는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 같습니다. 양천구에서는 2만원의 수강료를 받네요. 저는 필요하면 수강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수강료를 무료로 하면 수경재배를 실제로 경험해보는 최소한의 재료도 제공하지 못하는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수강생 입장에서는 제대로 식물을 키워보지 못하게되어 수경재배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강의 중에 아무리 이론과 실습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직접 식물을 키워보지 못하면 수경재배에 대한 믿음을 갖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예산으로 충당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수강생에게 수강료를 받고, 수경재배에 필요한 기본적인 용품(재배기 KIT, 전자저울, 수경재배용 비료 등)을 제대로 갖추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수강료를 받으면 출석율이 높아지고, 공짜로 얻어가는 목적으로 매년 신청하는 분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수강 제한
도시농부학교에 수년간 계속 오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 분은 배움의 목적보다는 식물씨앗, 모종 등을 무료로 받아가고, 수확한 것을 가져가는 것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평소에 잘 나타나지 않다가 수확할 때만 나타나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분을 수강생으로 받으면 배우고 싶어서 신청한 분에게 기회가 덜 가게 됩니다. 양천구 도시농업학교에서는 전년에 수강한 사람은 수강이 제한되고, 기른 식물은 모두 기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합니다. 불만이 좀 있다고는 하지만 저는 그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도시농부학교에서는 배우면서 봉사하고, 집에서는 배운대로 자기가 먹을 것을 스스로 길러먹는 것이 도시농부학교가 의도하는 바입니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도시농부가 많이 양성되고, 자생하는 도시농부가 더 많아질 것입니다.
(2) 홍보에 대해
일부 자치구에서는 도시농부학교의 홍보를 구청 게시판에 올리는 정도로 그치는데, 양천구는 신문과 서울도시농업 포털사이트에까지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도시농부학교'라는 이름을 사용하는데, 양천구는 '도시농업학교'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특이하네요.
2. 교육환경
(1) 양천 도시농업공원
양천구는 도시농업공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성북구에도 도시농업공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도시농업공원 내에 도시농업교육센터가 있습니다. 이 또한 부럽습니다. 도시농업 교육을 하기 위한 전용 공간이 있어야 실습을 하기에 좋습니다. 특히 수경재배는 식물을 실내에서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실내에 재배기를 갖추어 놓거나 휴대할 수 있는 수경재배기를 들고 다니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가 좋습니다.
강의실에는 실내 스마트 텃밭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살펴보니 사각관을 이용한 DFT(Deep Flow Technique) 방식의 양액재배를 적용했습니다. 물과 농축양액을 섞어서 적절한 농도의 양액을 만드는 일은 자동으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농축양액은 관리하는 회사가 공급하고, 물은 사람이 부어주는 방식으로 공급합니다. 원래는 수도관에 연결하여 믈도 자동으로 공급되는 방식이라고 하는데, 강의실에 수도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사람이 부어주는 방식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수경재배; DFT 방식
puregreensaz.com/how-deep-flow-technique-dft-hydroponic-systems-work/
실내 스마트 텃밭의 긍정적인 면
그 동안 도시농업 교육에 수경재배가 터부시 되어왔는데, 인식을 바꾸는 데에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수경재배가 유기질비료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태농업을 강조하는 도시농업에서 배척되어 왔는데(참조1), 저는 일의 원리는 놔두고 규정만 따져서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유기질비료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기질비료(흔히 '화학비료'라고 함)를 잘못 사용하면 토양이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경재배는 토양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원천적으로 그런 논쟁의 필요가 없습니다.
식물을 키우려면 농지를 만들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원래의 자연을 변형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작은 면적에서 많은 생산을 할 수 있는 수경재배는 오히려 자연을 보호한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또 노지에서 기르는 것보다 물을 훨씬 적게 사용하는 것도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경재배와 유기농은 아직도 논란이 많습니다(참조2). 유기농과 기후변화와의 관계에 대한 자료도 있습니다(참조3). 느낌으로 마음을 정하는 것보다 확인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느낌으로 마음을 정하는 것은 정보가 적어도 되지만 확인으로 판단하자면 확인하기 위해 노력이 들어가야 합니다. 즉,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하기 싫거나 못하거나 하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빠졌네요. 다시 돌아와야겠어요. ^^
참조1: "서울특별시 성북구 친환경 도시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 2조 1항
자치법규정보시스템 - 법규상세보기 (elis.go.kr)
참조2: 수경재배와 유기농 자료
m.blog.naver.com/nong-up/221145211505
참조3: 유기농 식품과 기후변화와의 관계
“유기농 식품이 기후변화에 악영향” – Sciencetimes
실내 스마트 텃밭의 아쉬운 점
1. 다양한 식물을 키울 수 없다.
도시농부가 토경재배텃밭을 가꾸기 위해서는 농사 계획 세우기, 밭 준비하기, 밭 만들기, 씨앗 뿌려서 심기, 아주 심기 등의 과정을 따라갑니다.
초보 도시농부의 텃밭 가꾸기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토경재배를 하는 도시농부가 밭을 만드는 것은 수경재배를 하는 도시농부에게는 수경재배기를 준비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토경재배를 하는 도시농부가 원하는 식물에 맞추어 밭을 준비하듯이 수경재배를 하는 도시농부 또한 원하는 식물에 맞추어 수경재배기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교육실에 있는 실내 스마트 텃밭은 잎채소를 기를 수 있도록 고정되어 있습니다. 고추, 방울토마토, 가지 등 키가 큰 식물을 기를 수가 없습니다. 제가 수경재배 교육과정에 수경재배기 만들기를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경재배기 만들기를 배우면 키 작은 식물과 키 큰 식물을 모두 기를 수 있도록 수경재배기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2. 과다하게 자동화를 적용했다.
도시농업의 가치 중의 하나가 적절한 육체노동으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자는 것도 있습니다.
[기고] 도시농업의 가치와 역할 - 농민신문 (nongmin.com)
그러므로 수경재배로 식물을 기른다고 하더라도 큰 힘이 들지 않고 어렵지 않은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 취지에 맞습니다. 가령 양액을 만드는 일은 물에 농축양액을 타서 희석하거나, 전자저울로 수경재배용 비료를 계량하여 물에 녹이면 되는 간단한 일입니다. 이 일을 기계가 하게 되면 센서, 펌프, 자동제어회로가 들어가게 되어 가격이 비싸지고 고장의 가능성도 높아지게 됩니다. 고장이 나면 업체에서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토경재배에서 텃밭에 들러 물을 주는 것처럼 수경재배에서도 양액의 수위를 확인하여 양액을 보충하면 됩니다. 말통에 양액을 넉넉히 만들어 놓고, 부족할 때 떠다 주면 되는 간단한 일입니다. 자동화를 할수록 도시농부는 농사를 짓는사람이 아니라 관람자가 됩니다. 그러므로 수경재배 실내텃밭도 '스마트' 기능을 빼고 도시농부가 직접 변형하고 고칠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도시농부가 직접 수경재배기를 만들고 개조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고, 일부는 서울도시농업박람회에 전시해 왔습니다.
가성비가 높은 식물공장: blog.naver.com/st4008/221647976380
꺾꽂이용 식물 키울 재배기: blog.naver.com/st4008/220857153032
성북50플러스센터 옥상 수경재배텃밭: blog.naver.com/st4008/221507045651
한 달에 두 번만 점검하면 되는 수경재배기: blog.naver.com/st4008/221900553509
(3) 교육 진행
COVID-19로 인해 모두 마스크를 끼고 띄엄띄엄 앉아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4회차 이후 COVID-19의 상황이 더 심각해져서 화상강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5회차 강의는 재배기 만드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급히 재배기KIT를 택배로 보낸다 하더라도 강의시간에 도착할 수 없어 우선 강의를 듣고 도착한 재배기KIT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설문 결과대로 꿀병재배기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플라스틱 꿀병, 전자저울, 수경재배용 비료, 포트, 모종용 암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꿀병으로 봉선화 키운 내용 참조하세요.
봉선화: 2012년 11월 - 2013년 4월 (daum.net)
위의 사진은 온습도를 측정하여 PC나 휴대폰으로 그래프를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장치입니다. 왼쪽의 것이 온습도 센서모듈이고 오른쪽의 것이 LOLIN이라는 기판입니다. LOLIN 기판은 온습도 센서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WiFi를 통해서 인터넷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위의 간단한 장치를 이용하면 WiFi가 되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에서나 온습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LOLIN: www.wemos.cc/en/latest/d1/d1_mini.html
수경재배 강의 이력: 링크
아침에 강북구에서 양천구까지 가느라 힘들었지만 도시농업환경이 잘 갖추어진 곳에서 강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성북구에도 도시농업이 활성화되기를 바라면서 정리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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