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험을 한 이유
식물마다 적정양액농도가 다르지만, 적정양액농도애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는 식물도 많다(식물분류체계 및 식물별 양액농도 참조). 동일한 식물의 경우에도 생육단계에 따라 적정한 양액농도가 다르다. 뿐만 아니라 빛의 양, 온습도, 통풍 정도, 재배기의 구조 등에 따라 양액의 농도가 변하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을 감안하는 것이 자료로 제시된 양액농도를 그대로 쓰는 것보다 식물 생장에 유리할 것이다.
식물이 자라고 있는 상태에서 양액의 농도를 측정하면 그 양액농도는 식물 뿐만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포함한 값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측정한 양액농도는 식물과 환경의 영향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게 된다. 식물이 물보다 양분을 더 흡수하면 묽어지는 방향으로 변할 것이고, 양액 표면의 증발이 많으면 진해지는 방향으로 변할 것이다.
양액농도의 변화를 이용하여 새로운 양액농도의 목표를 계산하여 지속적으로 적용하면 식물과 환경의 영향을 포함한 적정양액농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방법에 대한 간단한 실험을 해 보았다.
2. 버드나무를 택한 이유
옥상 텃밭에 뜻하지 않게 버드나무가 자랐다. 바람에 씨앗이 날아온 것 같다. 가지를 잘라서 물에 꽂으니 뿌리가 났다. 부피가 작아 책상에 둘 수 있어 양액 맞추기 실험에 사용하기로 했다.
3. 발상
양액으로 식물을 키우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양액의 농도가 낮아지기도 하고 높아지기도 한다. 양액의 농도가 낮아진다는 것은 물의 소실량보다는 양분의 소실량이 더 크다는 말이고, 다음에는 양액을 좀 더 진하게 공급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농도가 높아지는 것은 그 반대일 것이다.
다음의 간단한 논리를 적용했다.
양액을 주고 난 후 양액의 농도가 낮아진다면 다음에 양액을 줄 때는 양액의 농도를 좀 더 높게 준다. 반대로 양액의 농도가 높아진다면 다음에는 농도를 낮게 준다.
마치 사격을 할 때 중심을 겨냥해서 쐈지만 탄착점이 중심에서 치우치면 의도적으로 치우친 반대 방향으로 조준하여 쏘아 중심에 맞추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4. 사용한 계측기
영액농도는 TDS값으로 측정했다. TDS값을 측정한 계측기는 HM Digital사에서 만든 TDS-3를 사용했다.
이 계측기는 반고정 저항을 돌려 교정할 수 있다. 뒷면에 작은 구멍이 있는데, 작은 십자드라이버를 넣어 반고정 저항을 돌리면 값이 바뀐다.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값이 커진다. 교정하는 방법은 여기를 보기 바란다.
시중에 유사품이 많은 것 같다. 교정하는 구멍은 있는데, 안에 반고정 저항이 없는 것이 있다.
5. 농도를 맞추는 방법
양액이 보정된 농도가 되게 하면서 일정 부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계산해야 한다.
입력
- 현재 양액의 농도
- 현재 양액의 부피
- 목표 양액량
- 넣어주는 물의 농도
- 넣어주는 양액의 농도
출력
- 넣어주는 물의 부피
- 넣어주는 양액의 부피
하지만...
실험의 목적이 정확한 농도를 다루는 것이 아니고 보정의 효과가 있는지를 보는 것이므로 대충 물과 양액을 넣어가면서 맞추었다. 그래서 아래 그림과 같이 '보정 목표'와 '실제 보정'의 차이가 어느 정도 난다. 계산하여 얻은 보정 목표치로 맞추어야 하는데, 물과 양액을 적당히 넣어가면서 맞춘 값이 실제 보정값이란 뜻이다.
정밀하게 양액농도를 계산하는 방법은 다음에 소개하겠다.
6. Data 보는 법
오늘(D day)의 양액농도를 측정한다. 이 값을 "보정 전" 값이라고 한다. 그림에서는 822ppm이다. 보정 전 값을 전날(D-1 day) 맞춘 양액농도(실제 보정: 785 ppm)와 비교하여 변화값(+37 ppm)을 계산한다. 37 ppm 더 진해졌으므로 보정 목표를 전날 값(785 ppm)에서 변화값(37 ppm)을 뺀 785 ppm로 한다. 물을 넣어 묽게 만든 결과 실제 보정값은 754 ppm이 되었다.
다음 날에는 오늘의 D day가 D-1 day가 되어 같은 일을 반복한다.
7. 결과
(1) 경과일에 따른 변화량
위 그래프는 전날에 비해 양액농도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빨간색 줄인 변화량 0에 가까울수록 양액농도의 변화가 작다는 뜻이다. 날이 지나면서 점점 변화량이 0으로 접근함을 볼 수 있다. 지속적으로 양액을 묽게 보정하여 넣어줌으로써 약 40일째부터는 양액농도의 변화가 거의 없음을 볼 수 있다. 45일째와 50일째 변화량이 다시 커진 것은 5일동안 보정을 하지 않아서 변화가 누적되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값이 들쑥날쑥한 것은 양액농도를 보정할 때 눈금실린더 등을 이용하여 정확히 계량하지 않고 대충 넣었기 때문이다.
초기에 변화량이 양수인 것은 양액을 맞추었을 때의 농도보다 다음날 더 진해졌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보정할 때는 양액이 묽어지도록 했다.
(2) 보정 전 값과 실제 보정값의 변화
초기에 양액농도가 900ppm이었는데, 변화량이 양수로 나와서 계속 낮은 값으로 보정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정한 영향을 받아 양액농도가 점점 낮아졌다. 40일이 경과할 쯤에 양액농도가 유지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때의 양액농도가 670ppm이었다. 그러므로 이 식물과 환경에서는 약 670mm이 적정 양액농도임을 알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670ppm은 이 식물만의 적정양액농도가 아니라 식물과 환경이 합해진 상태에서의 적합한 양액농도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증발이 잘 일어나는 환경이라면 증발로 수분이 소실되므로 그냥 놔둬도 양액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클 것이다. 이럴 경우 적정양액농도는 증발이 잘 일어나지 않는 환경보다 낮아져야 할 것이다.
8. 결론
(1) 측정한 양액농도의 변화량을 새로운 양액농도의 보정 목표로 하여 지속적으로 적용하면 식물과 환경의 영향을 포함한 적정 양액농도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 방법은 자료로 제시된 농도를 설정치로 하는 것보다 식물이 처한 실제 상태를 더 잘 반영하는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2) 실험에서는 매일 측정을 기준으로 하여 적정농도에 도달하는 데에 40일 정도가 걸렸다. 측정을 자주 한다면 수일 내에 적정농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9.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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