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선인장은 건조한 환경에 적응한 것이지 물이 충분한 환경을 싫어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실제로 선인장이 살아가는 건조한 지역에도 비가 한꺼번에 많이 오고, 선인장은 물이 풍부할 때 신속히 흡수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물이 풍부한 환경이 지속될 때에는? 건조했을 때 겪는 몸의 변화 없이 물이 풍부할 때에 살아가는 방식이 유지되는 것 같다.
다육식물을 수경재배와 토경재배로 비교하면서 키워봤습니다. 번식도 시켜보았는데요, 그 중 DFT(Deep Flow Technique; 담액순환식)로 키우는 재배기에서 선인장과 이끼가 함께 자라는 낯선 현상을 보게되어 소개합니다.
여러 종류의 다육식물을 DWC방식의 수경재배와 마사토를 이용한 토경재배로 키우면서 비교해 보았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아래에 링크합니다.
시험관에 양액을 넣고 다육식물을 번식하는 실험도 했습니다.
몇몇 다육식물은 DFT방식의 재배기에 심어 키워보았습니다.
재배기에서 자라는 선인장 옆에 푸르죽죽한 색깔이 보여서 황토볼에 녹조가 생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황토볼 위에 이끼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선인장과 이끼가 함께 자란다는 낯선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끼가 계속 자라도 선인장에 문제가 없는지 궁금하여 계속 지켜보았습니다.
2.5개월이 지난 후의 모습입니다. 이제 황토볼이 보이지 않을 만큼 이끼가 선인장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선인장은 문제없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흔히 우리는 선인장에 대해서, 선인장은 건조한 곳에서 잘 자라지만 축축한 흙과 높은 습도에서는 뿌리가 썩거나 줄기가 진물러서 죽기 쉽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뿌리는 양액에 잠겨있고, 줄기는 이끼에 둘려싸여 높은 습도에 노출되어 있는데도 별 탈 없이 잘 자라는 것을 보면 알고 있던 것에 의구심이 생깁니다. 의문을 해결할 수 있을까하여 선인장, 이끼, 사막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선인장에 대해
선인장 분포지역은 주로 건조한 반건조지대나 사막지역, 고산지역으로 연 강우량이 20mm 이상이거나 안개 등으로 계속해서 수분이 공급되는 지역이다. 연 강우량이 20mm 미만이고, 수분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서는 선인장이 생육할 수 없다. 반대로 다습한 열대우림 등에 적응한 선인장들도 존재하는데, 원예용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는 게발선인장이나 공작선인장과 같은 종은 남아메리카의 여러 열대우림의 나뭇가지에 존재하는 이끼에 뿌리를 내리고 서식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이들 선인장들을 흙에 심지 않고 이끼에 심는 이유는 이러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군락을 형성한 Opuntia ficus-indica, Opuntia humifusa 계열의 선인장들도 제주도의 장마 등에 견디며 성장하는 것과 같이 습한 환경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게발선인장: https://blog.daum.net/beerbob2/688
공작선인장: https://suhwh.tistory.com/286
이 내용으로 보면 선인장이 자라는 강수 범위는 연 강수량 20mm 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류에 따라 좋아하는 조건이 많이 다르지만 어쨌든 선인장의 모든 종류를 통털어 연 강수량이 20mm 이하인 곳에서는 살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건조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선인장에 물을 일반 식물처럼 충분히 공급하면 어떻게 될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여러 사람들이 물에 선인장의 뿌리를 담궈서 키우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 저도 확인을 했습니다("토경재배와 수경재배, 다육식물에서의 차이", "고형배지와 양액 속에서 뿌리털의 발달 비교"). 실험을 통해 저는 선인장은 원래 물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건조한 환경에 적응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뿌리털까지 나는 모습이 다른 식물과 비슷했습니다. 여기서 보여드리지는 못하지만, 잎이 아주 짧고 두꺼운 다육식물의 뿌리를 양액에 담가 키워보니 잎이 점점 길어지고 얇아지면서 일반적인 식물의 잎 모양을 향해 변해가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아직도 건조한 환경에 적응하기 전 물이 충분했을 때 살던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막에 대해
사막의 특징
사막에 대해 가장 널리 사용된 정의는 1953년 미국에서 개발되었으며, 반건조, 건조, 과건조 지역으로 분류된다. 정의에 의하면, 반건조 지역은 연중 200~600mm의 강우가 있다. 건조 지역은 25~200mm의 범위에 있으며, 과건조 지역은 25mm보다 적다. 반건조 지역의 연평균 강우량이 300mm 이상이 되고, 연중 고른 분포로 내리면 초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강우가 한 달 내지 두 달에 집중되어지면 사막이 될 것이다. 따라서 강우의 시기적 불균형이 사막 형성을 결정하는 주 요소가 된다.
출처: "일반 식물학", 제2판, 2008년, 강원희 외 역, 월드사이언스, pp.486-487
'사막'하면 보통 모래언덕이 있고 어쩌다가 오아시스가 있는 그런 사막을 연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붉은 토양에 돌들이 흩어져 있는 그런 사막도 있습니다. 위의 정의에 의하면 사막의 기준은 구성물질이 아니라 강수량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건조 지역은 연평균 강우량이 300mm이상이 되는 지역이지만, 강우가 한 두 달에 집중되면 사막이 되고, 연중 고르게 내리면 초지가 된다고 합니다.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은 기본적으로 연 강수량이 20mm 이상이 되어야 하고, 연평균 강우량이 300mm 이상이 되더라도 한 두 달 내에 다 내리는 지역에서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은 비가 내리는 기간 동안 1년 사용할 물을 흡수해 놓아야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깊은 지하수면을 이용하는 식물은 긴 뿌리를 내려야만 한다.
사막에서 식물에게 있어 주요 제한요인은 수분 부족이다. 대부분의 식물은 이용 가능한 짧은 기간에 수분을 잘 획득할 수 있도록 적응되어 있으며, 많은 식물들은 수분이 부족한 시기를 대비하여 수분을 유지하는 데에 적응되어 있다. 사막에서 수분의 2가지 근원은 지표수와 땅속 싶은 곳에 있는 지하수이다. 사막에서 지표면은 극도로 건조하므로, 지표면에서 깊은 곳에 위치한 지하수의 양이 매우 중요하다. 식물들은 아주 긴 뿌리를 이용하여 깊은 곳의 지하수를 흡수한다.
출처: "일반 식물학", 제2판, 2008년, 강원희 외 역, 월드사이언스, p.488
많은 사막식물은 지표수를 이용한다.
사막의 조류, 이끼 그리고 지의류는 눈에는 많이 띄지 않지만 널리 분포하면서 지표수를 이용하는 사막군집의 구성원이다. 사막의 일년생과 다년생 식물은 이용 가능한 지표수가 있을 때 생활환이 완성된다. 낙엽성의 다년생 식물은 수분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 동안 잎이 떨어지고 휴면상태로 살아남는다. 종종 사막과 가장 관련이 있는 두터운 식물인 다육식물은 수분스트레스 기간을 견디기 위해 다량의 지표수를 체내에 저장한다.
출처: "일반 식물학", 제2판, 2008년, 강원희 외 역, 월드사이언스, p.489
사막의 다육식물은 생존을 위한 다양한 적응 양상을 갖는다.
다육식물은 두텁고 무거운 잎(잎 다육성) 혹은 두텁고 무거운 줄기(줄기 다육성)로 구성되어 있다. 사막 환경 하에서 이들은 지표수를 사용하여 서서히 생장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많은 과의 식물이 수렴진화의 한 예로서 낮은 수분에 대한 적응으로 다육성 생장형을 발달시켜왔다. 다육식물들은 건조한 환경에 생존하기 위하여 효과적인 수분 보존, 높은 수분 저장 능력, 고온에 대한 내구력, 수분 이용 가능 시기에 지표수에 대한 빠른 흡수력과 같은 4가지 기본적인 적응양상을 갖는다.
출처: "일반 식물학", 제2판, 2008년, 강원희 외 역, 월드사이언스, p.492
사막의 다육식물들의 수분섭취는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
대부분의 선인장은 땅 표면 약 5~15cm 아래에 얕고 수평으로 뻗은 뿌리를 가지고 있으며, 주변 식물들과 많은 거리를 두고 퍼져있다. 얕은 뿌리는 강우시에 많은 지표수를 흡수하는 데에 매우 이상적이다. 비가 내리면 주근은 수분을 흡수하고 가는 뿌리가 빠르게 형성된다. 비를 흡수하기 위한 뿌리는 몇 시간 안에 만들어지고 며칠이 지나면 아주 방대해진다. 수 일 내에 원통형 선인장은 약 20L의 수분을 섭취할 수 있다. 다시 토양이 건조해지면 비를 흡수하기 위한 뿌리는 시들고 주근은 다음 강우기까지 측근을 형성하지 않는다.
출처: "일반 식물학", 제2판, 2008년, 강원희 외 역, 월드사이언스, p.493
선인장은 줄기 다육성 다육식물에 속합니다. 윗 글에서 '수렴진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다른 종류의 식물들이 사막 환경에 적응하다보니 결국 가장 살아남기에 적합한 비슷한 모습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암시하는 것은 원래는 수분이 충분한 환경에서 살던 식물이었는데 점점 건조해지는 환경에 '적응'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만일 적응한 시기가 아주 오래되었다면 더 이상 수분이 충분한 환경에 도리어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건조한 환경에 적응한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아직도 수분이 많은 환경을 수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행히도 다육식물은 딱딱한 몸을 가지고 있지 않아 화석으로 연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육식물이 언제 어디로 퍼져나갔는지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습니다. 여기서 저는 선인장이 건조 환경에 적응한 시기가 오래되지 않아 수분이 많은 환경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에 표를 던지고 싶네요.
이끼에 대해
선태식물은 생육 가능한 환경적 범위가 좁아 특수한 환경에서만 분포한다든지, 반대로 선호하지 않는 조건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든지 등의 민감성을 가지고 있다.
출처: "선태식물 관찰도감"(2014년, 국립생물자원관 지음, 지오북)
선태식물이란 흔히 이끼류를 말한다. 포자로 번식을 하는 통도조직(관다발)이 분화되지 않은 비관다발 식물이다. 그래서 선태식물은 관속식물과 달리 진정한 의미의 잎과 줄기가 분화되지 않은 식물이다. 하지만 관습적으로 잎과 줄기라는 용어를 선태식물에도 사용하고 있다. 선태식물은 크게 선류, 태류, 그리고 각태류로 구분한다. 선태식물은 줄기, 잎, 헛뿌리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선태식물은 줄기와 잎이 분화된 경엽체의 형태이지만 우산이끼류나 뿔이끼류와 같이 잎과 줄기가 분화되지 않은 엽상체를 보이기도 한다. 헛뿌리는 수분의 흡수작용이 거의 없으며, 다른 물체를 붙잡거나 줄기를 지탱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일반적으로 선태식물의 배우체는 한 층의 세포나 소수의 세포층으로 되어 있어 토양, 대기, 수중에서 직접 물과 무기염류를 흡수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선태식물은 유연하고 투명한 가근(rhizoid)에 의해 지표면에 달라붙어 자라는데, 가근은 긴 관상의 단일세포이거나(우산이끼, 뿔이끼) 다세포로 된 섬유상(솔이끼)의 구조이다. 뿌리와는 달리 가근은 조직으로 되어 있지 않고, 특수화된 통도세포도 결여되어 있어 수분과 무기염류의 흡수에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이끼류의 잎은 한 층의 세포로 되어 있으며, 일부 예외는 있으나 각질층(cuticle)이 결여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물과 무기염류가 주위 환경으로부터 쉽게 이들 잎에 흡수될 수 있도록 해 준다.
출처: "일반 식물학"(제2판, 2008년, 강원희 외 역, 월드사이언스, pp.386-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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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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