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디어
(1) 수경재배용 배지가 갖추어야 할 조건
배지가 있는 방식의 수경재배법을 적용하다가 생활폐기물을 배지로 쓸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배지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1. 물에 풀어지지 않는다.
2. 물을 잘 머금어야 한다.
3. 공기가 있을 공간이 있어야 한다.
4. 생물체에 의해 분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2) 종이가 배지로 사용되지 못하는 이유
화장지는 물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젖은 화장지 위에 씨앗을 올려두면 싹이 잘 납니다. 자연스럽게 화장지를 배지로 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화장지에 씨앗을 뿌려 싹이 나게 한 다음 옮겨심을 정도까지 키우려면 뿌리가 성장할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화장지를 두툼하게 하면 될 겁니다. 그런데, 화장지를 여러 겹이 되게 하여 물에 적시면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화장지끼리 착착 달라붙어 틈이 없어집니다. 이런 곳에 뿌리가 파고 들어가 있으면 뿌리의 호흡이 어려워집니다.
어떻게 하여 옮겨심을 정도까지 키웠다고 하더라도 양액만으로 키우는 방식에 옮겨심으면 화장지가 풀어져서 관이 막히거나 펌프가 고장나는 문제도 있습니다. 다행히 이 문제는 배지가 있는 방식의 재배기에 옮겨심는다면 피할 수 있습니만 옮겨심고 나서도 산소 공급이 안되는 문제는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택배 박스에 쓰는 골판지는 관 모양으로 구멍이 나 있는 구조입니다. 그 구멍으로 공기가 드나들 수 있으니 배지로서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시도해 보았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1. 젖은 골판지가 시간이 지나면서 주저앉으면 대롱이 찌그러져서 공기가 통하는 역할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2. 버섯파리의 애벌레가 젖은 종이를 갉아먹어 종이가 푸슬푸슬해져서 점점 가루처럼 되어갑니다.
3. 젖은 종이에는 곰팡이가 생깁니다. 이럴 때는 종이가 나무로부터 만들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종이가 음식으로 생각되지 않지만 종이 또한 유기물이므로 이를 분해하는 생물체에게는 음식이 됩니다.
4. 곰팡이는 직접 식물에 해를 가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버섯파리 애벌레는 배지 속 줄기와 뿌리가 만나는 부위를 갉아먹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주위에 흔하게 있는 종이가 수경재배용 배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 포장완충재를 생각하다!
배송되는 물건을 포장할 때 물건을 보호하기 위해서 또는 물건이 포장 상자 안에서 움직여다니는 것을 막기 위해서 포장완충재를 사용합니다. 배달이 된 후 물건을 꺼내고 나면 완충재는 곧바로 버리는 대상이 됩니다. 이것을 어디에 쓸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수경재배 배지가 갖추어야 할 조건에 대입해 보았습니다.
1. 물에 풀어지지 않는다. - 포장 완충재는 폴리에틸렌(PE; polyethylene)으로 된 플라스틱의 일종이라서 물에 녹지 않습니다.
2. 물을 잘 머금어야 한다. - 폴리에틸렌 자체는 물을 흡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잘라서 사용하면 조각 사이 맞닿는 부분에 모세관 현상으로 물을 머금을 수 있습니다.
3. 공기가 있을 공간이 있어야 한다. - 조각으로 된 포장완충재는 조각 사이에 틈이 있습니다.
4. 생물체에 의해 분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 대부분의 생물은 폴리에틸렌을 분해하지 못합니다.
2. 배지 준비
과일 포장에 사용되는 포장완충재를 배지로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위 사진의 것인데, 통째로 사용하기에는 다루기가 힘들어서 깍두기처럼 잘라서 사용했습니다. 식물을 키울 용기에 넣고 물을 부어 보았습니다.
물을 부어보니 아래쪽 구멍으로 잘 빠져나왔고, 재배용기와 조각, 조각과 조각이 닿는 부분에 물이 적셔져 있었습니다. 배지로서 덩어리가 큰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그대로 해 보기로 했습니다.
3. 수경재배기 만들기, 씨앗 심기
(1) 수경재배기 만들기
수경재배기는 젓갈통(?), 테이크아웃컵, 못쓰는 그릇과 컵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른쪽 용기로 양액을 재배용기(가운데)에 부어서 흘러나오는 양액을 왼쪽 용기로 받습니다. 다음날에는 컵의 위치가 서로 바뀌어 붓고 받기를 합니다. 이렇게 하는 원리를 아래에 그림으로 표시했습니다.
양액은 배지 조각의 틈과 용기에 적셔 있는 정도로 있습니다. 식물의 뿌리가 배지 조각 사이로 뻗어나가면서 양분과 산소를 얻습니다.
(2) 씨앗 심기
키울 식물은 강낭콩으로 정했습니다.
4. 자라는 과정
5. 결론
(1) 의미
포장완충재를 배지로 사용하여 강낭콩을 씨앗부터 수확까지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로 고형배지경(고체 상태의 배지를 활용하는 수경재배방식)에 포장완충재를 배지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이로써 생활폐기물이 생산적인 일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2) 좀 더 생각해 볼 문제
- 뿌리가 뻗어나갈 공간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재배용기가 작은 것은 큰 재배용기를 쓰면 해결될겁니다. 자른 포장완충재의 조각 크기가 커서 포장완충재 사이의 유효공간이 적었습니다. 포장완충재를 더 잘게 자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포장완충재는 포장을 풀고나면 곧바로 버려지는데, 이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버려지는 시간을 지연할 수 있습니다. 녹여서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은 버려질테고, 버려지는 시간을 지연하는 것이 환경보호에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깊이있게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반면, 버려질 것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포장완충재를 식물 키우는 데에 사용하고 나면 처음처럼 깨끗한 상태가 아닙니다. 식물의 뿌리가 달라붙어 있고, 양액성분도 남아 있고, 녹조가 끼어 있습니다. 이렇게 된 것은 녹여서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데에 방해가 됩니다. 버려질 것으로 식물을 키우는 것과 녹여서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 중 어느 것이 환경보호에 더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지식이 부족하여 잘 모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관련 글
"화장품 병을 이용한 재배기": 링크
"포장완충재를 배지로 사용하여 강낭콩 키우기": 링크
"<랑랑별 때때롱> 여행기 - 2016 성북아동청소년 창의 방앗간": 링크
"2016 성북아동청소년 창의 방앗간 참여(2016.10.22)": 링크
"2016 성북아동청소년 창의 방앗간 <랑랑별 때때롱> 참여 - 플랜타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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