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idge Tape Recorder와의 만남 (2017.12.16)
제가 조합원으로 있는 마을온예술(링크1, 링크2)도 참여하였습니다. 거기서 저는 "내 소리가 변한다"라는 제목으로 참여했습니다.
예전 과수원과학교습소를 운영할 때 발명을 하는 과목이 있었는데, 이때 학생과 함께 만든 음성변환기를 들고 나갔습니다. 앞 쪽에 검은 테이프로 감아놓은 나무박스가 음성변환기입니다. 그 옆에 틀어놓은 것이 수리하기 전의 cartridge tape recorder입니다. 우리는 보통 카세트 테이프 레코더라고 부르지요. 테이프가 롤 형태로 드러나 있지 않고 프라스틱 속에 넣어져 있어 "cartridge"라는 말을 썼는가 봅니다. 프린터에도 잉크가 들어있는 것을 잉크 카트리지라고 하지요.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끈을 달아 목에 걸고 옷 속에 넣도록 하고, 마이크는 길게 빼서 입에 가까이 합니다.
당시에는 신기한 물건이었는데,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그러한 기능을 제공하니 세상이 변함을 느낍니다. 2011년 10월 24일 만든 것입니다.
카세트 플레이어는 청문공(성북청소년문화공유센터)에 다닐 때 보이길래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마침 '저걸 틀어놓고 음성변환기로 소리를 바꾸어 보면 어떨까?'하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옛노래를 틀어놓고 음성변환기 마이크를 플레이어 스피커에 갖다 대어 소리를 키워 들었습니다. 플레이어는 테이프가 늘어났는지 울렁대는 소리가 나고, 덜덜거리는 소리도 나고, 볼륨을 올려도 소리가 작았습니다. 그걸 보면서 '저것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치다 (2018.04.15)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어 이런저런 일로 청문공을 드나들게 되었는데, 어느날 카세트 테이프 레코더가 또 눈에 뛰길래 저것 내가 고쳐오겠다고 이야기하고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집으로 가져온 플레이어입니다.
"ROSS"라는 브랜드명을 가지고 있는 제품입니다. 녹음과 플레이가 됩니다. 녹색으로 "Solid State"라고 쓴 것은 트랜지스터를 써서 만든 것이라는 뜻입니다. 전자제품에 진공관(vacuum tube)을 사용하다가 1947년 트랜지스터(transistor)가 발명된 이후에 점차 전자제품에서 트랜지스터가 진공관을 대체했습니다. 진공관과 트랜지스터가 혼재할 때 트랜지스터를 쓴 전자제품은 TRANSISTOR 또는 SOLID STATE라는 글귀를 넣어 트랜지스터를 썼음을 강조했습니다. Solid State는 그대로 번역하면 "고체"라는 뜻인데, 진공관의 진공(vacuum)에 대응하여 쓴 것으로 생각됩니다. "AUTOMATIC LEVEL CONTROL"은 소리의 크기가 자동으로 제어된다는 뜻입니다. 스피커에 과한 전류가 흐르면 소리가 일그러지게 되는데, 스피커에 흐르는 전류를 감지해서 너무 많은 전류가 흐르면 증폭율을 낮추어 과한 전류가 흐르지 않게 해 줍니다. 이것을 회로가 자동으로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볼륨을 최대로 올려도 일그러진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모델변호입니다. ROSS ELECTRONICS CORPORATION용으로 배타적으로 설계 및 제조되었다고 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ROSS ELECTRONICS CORPORATION만을 위한 설계와 제조를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말이 그말인가? ㅎㅎ
배터리 홀더의 금속 부분에 녹이 많이 슬어 있습니다. 줄로 갈아서 접촉에 문제가 없게 했습니다.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자작한 Dual Polariy Power Supply를 사용했습니다. 그라운드(GND)를 기준으로 (+)극과 (-)극을 동시에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2006년 9월 6일에 만들었네요. 휴대폰 충전용 어댑터 안 쓰는 것 분해하여 도시락통에 만들었습니다. 1.2~12V로 전원을 맞출출 수 있어 뭔가 시험할 때에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고 지저분해라~!" 별로 안 쓰니까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네요.
전압과 전류 측정은 아날로그 멀티미터를 이용했습니다. 언제 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잘 쓰고 있습니다. 건전지 액체가 새서 한바탕 수리와 청소를 하기는 했지만 값싼 디지털방식보다는 예민하게 나옵니다. 특히 전류측정이 되어 좋습니다.
행사 때 틀어 보았지만 다시 확인하기 위해 틀어 보았습니다. 덜덜거리는 소리가 나고 스피커 소리가 작았습니다.
뚜껑을 열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기판 아래쪽을 보니 게르마늄 트랜지스터(Germanium Transistor)가 보입니다. 참 오랜만에 봅니다. 이후 실리콘 트랜지스터(Silicon Transistor)가 많이 쓰이다가 이제는 웬만하면 IC(integrated circuit)로 해결해 버립니다.
동영상
덜덜거리는 소리가 너무 커서 노래가 안 들릴 지경입니다. 회색 회전체가 매끄럽게 돌지 못하고 진동이 있습니다.
고칠 항목을 정했습니다.
1. 우선적으로 고칠 항목이 덜덜거리는 소음을 없애는 것이고,
2. 외부에서 충전하여 쓸 수 있게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외부에서 충전하여 쓸 수 있게 하는 것은 충전지와 회로가 들어가야 합니다. 돈이 들어간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이까지는 하지 않고 소음을 없애는 것만 하기로 했습니다.
회색의 회전체가 갈라지고 일부는 떨어져 나가 있습니다. 납으로 만든 것 같습니다. 이것은 플라이휠(flywheel)이라고 하는 것인데, 묵직한 재료를 써서 회전속도가 변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자동차 엔진에도 플라이휠이 붙어 있습니다.
플라이휠(flywheel)을 바이스(vise)에 물려놓고 갈라진 곳에 순간접착제를 흘려 넣었습니다.
튀어나온 부분은 줄로 갈 준비를 했습니다.
튀어나온 부분은 줄로 갈았습니다.
고치고 나서 한결 소음이 없어졌습니다. 아래 동영상
케이스를 씌우고 들어보니 고치기 전보다 한층 좋아졌습니다.
고치고 나니 이것이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모터에 쓰여진 년도를 보니 "45.9.21"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와! 해방이 된 1945년에 만들어진 것이구나!'하고 좋아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트랜지스터의 발명이 1947년이니까 트랜지스터가 만들어지기 전에 트랜지스터 카세트 테이프 레코더가 만들어질 리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예전 회사다닐 때 일본특허 분석하던 생각이 났습니다. 년도를 서기로 적지 않고 자기네 나라의 기준으로 적었었습니다. 그래서 찾아 보았습니다.
이걸로 본다면 소화45년은 서기 1970년입니다. 1970년이라면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유행하던 때입니다. 제가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에 들어가기 한해 전이니까 동네 큰 형들 따라다니던 때이군요. 건전지 넣는 휴대용 LP기와 맥주를 들고 자리 좋은 언덕에서 틀어놓고 춤추던 형들 모습이 기억납니다. 저는 맥주 안주를 좋아라고 먹었었지요. 말썽 많았던 형들이었지만 저는 귀여워해 주어서 목말를 많이 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면서 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결론이 이상하게 아련한 옛날 이야기로 빠져버렸네요. 아무튼 이렇게 성북청소년문화공유센터의 카세트 테이프 레코더를 고쳐 주었습니다. 근데, 고치나 안고치나 별로 중요하지 않았는가 봐요. 고쳐서 가져다 주었는데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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