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작은도서관의 의뢰를 받아 현관과 계단에 그린월을 설치했습니다. 도서관의 컨셉과 요구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예술작업을 보태어 설치했습니다. 이 중 기획 단계를 소개합니다.
1. 설치 의뢰받음
장충동작은도서관이 개관을 앞두고 그린월 설치를 의뢰해왔다. 그린월을 생화로 원했는데, 업체에서 조화로 해 놓았다고 한다. 해 놓은 것을 뜯어내고 생화로 다시 하고 싶다고 한다. 2021년 6월 25일에 중구문화재단, 중구청 관계자와 의논했다.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도서관이 요구하는 키워드: 고래 뱃속, 요나(선지자), 사색, 사유, 20대, 커뮤니티, 따뜻한 느낌
- 나의 제안: 지하 공간을 보니 요트 내부 같다는 느낌이 든다. 고래, 요트, 항해, 바다가 연상된다. 젊은이들이 인생항로를 사색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꾸며보면 좋겠다. 바다, 고래, 항해가 연상되도록 식물과 재배기를 배치하려고 한다.
- 빛: 광량이 부족하여 전등을 달기로 한다. 전등은 자동으로 ON/OFF 되도록 한다.
- 온도: 문과 가까이 있어 겨울에 식물이 냉해를 입지 않도록 보온기능을 적용한다.
- 물 저장조 위치: 다음 중 선택하기 바란다.
- 물을 계단으로 들고 올라가서 보충한다.: 이렇게 하기로 했다.
- 지하에 물 저장조 놓는 자리를 마련한다.
2. 공간 확인
조화로 만들어 놓은 것을 계단 아래에서 올려다 본 모습이다. 계단 구간은 현관의 천장과 높이가 같지만 계단을 내려가서는 지층의 천장이 있는 구조이다.
조화로 된 그린월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벽에 짧은 잔디가 나 있는 것과 같은 판을 부착했고, 그 위에 쇠그물을 부착했다. 쇠그물은 앵커못으로 벽에 고정했다. 그 위에 조화로 된 식물이 붙어 있는 플라스틱 그물을 부착했다. 식물이 붙어 있는 플라스틱 그물을 떼어내고 나머지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지하 천장은 반원기둥 모양이 가로로 놓여 있고, 나무 무늬로 되어 있다. 키워드가 '고래의 뱃속'이라는데, 나는 왜 요트가 생각날까?
3. 디자인 및 설계
(1) 외관 디자인
오른쪽 부분은 도서관의 요구를 반영하여 식물을 빽빽하게 배치했다. 식물의 종류는 실내에서 흔히 키우는 종류로 했다. 액자를 매달고 LED를 켜도록 하여 시선이 집중되도록 했다. 손잡이 아래쪽은 물저장조와 콘트롤 박스를 배치했다.
왼쪽은 범선과 고래가 있는 바다를 표현했다.
(2) 양액순환부 설계
양액순환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우려되는 점이 있다.
- 통상 양액저장조는 양액순환 구조의 가장 아래 쪽에 두어 중력에 의해 내려온 양액을 펌프로 제일 위에까지 올려주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계단 아래쪽에 양액저장조를 두면 안된다고 하여 계단 위 현관에 두었다. 왼쪽의 식물은 계단에 닿을 정도로 내려와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왼쪽 계단 아래까지 양액이 내려가게 되어 계단 아래의 양액을 양액저장조로 올려보내는 펌프가 별도로 필요하다.
- 양액저장조와 콘트롤박스를 두는 곳이 앞으로 튀어나오면 안된다고 하여 양액저장조와 콘트롤박스를 좁은 것으로 사용해야 한다. 한번에 그린월 꼭대기까지 양액을 올려줄 수 있는 용량의 펌프는 크기가 커서 양액저장조에 넣을 수 없다. 대안으로 용량이 작은 펌프를 메인펌프로 사용하고, 범선 뒤에 중간펌프를 두었다. 펌프가 많아질수록 전기배선과 제어가 복잡해지게 된다.
(3) 전기부 설계
전기부는 24시간 타이머 2개로 LED조명과 수중펌프를 각각 ON/OFF 한다. 나머지 자동제어는 아두이노를 사용하려고 한다. 아두이노로 양액저장조의 양액이 부족할 때 알려주고 양액저장조 속의 수중히터를 ON/OFF하는 기능을 구현하려고 한다.
양액저장조에 온도센서를 달아 양액의 온도가 일정 이하가 되면 일정 온도까지 가열한다. 양액이 부족하면 온도에 관계없이 수중히터가 꺼지도록 한다. 양액저장조에 수위센서를 달아 양액이 일정 이하가 되면 알려주도록 설계했다.
4. 디자인 및 설계 변경(1차)
2021년 7월 13일에 큰 변경이 발생했다. 도서관에서 양액저장조와 컨트롤박스가 있는 자리에도 식물이 있기를 요구했다. 아래 동그라미 친 부분.
(1) 외관 디자인 변경
도서관의 요구에 맞추어 정면 아랫부분에도 식물이 있도록 외관 디자인을 변경했다.
(2) 양액순환부 설계 변경
빨간 색은 메인 펌프에서 올라가는 관이고, 파란색은 메인펌프로 들어오는 관이다. 도서관에서 정면의 아래쪽에도 식물이 자라도록 요구했기 때문에 양액저장조를 오른쪽 옆으로 옮겼다. 정면의 아래쪽 집수통에 모아지는 양액은 양액저장조 속의 수위보다 낮게 된다. 만약 집수통과 양액저장조를 바로 연결하면 양액이 집수통으로 역류하여 집수통에서 넘치게 된다.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 집수통과 양액저장조 사이에 펌프를 달아 집수통에 모인 양액을 양액저장조로 보내주도록 바꾸었다. 계단 아래로 모이는 양액은 펌프로 집수통까지 보내주도록 했다. 보조펌프가 3개나 달리게 되어 복잡하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보조펌프를 다는 방법은 논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펌프가 직렬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보조펌프로 들어오는 양액보다 나가는 양액이 많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용기의 양액은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양액이 없는 상태에서 보조펌프가 헛돌게 된다. 반대로, 보조펌프로 들어오는 양액이 나가는 양액보다 많게 되면 용기의 양액은 점점 불어나 넘칠 수가 있다. 이 현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뒤에 자세히 다루겠다.
(3) 전기부 설계 변경
보조펌프가 늘어남에 따라 전기부도 복잡해졌다. 보조펌프가 있는 곳까지 전선이 연결되어야 한다.
양액저장조와 전기부를 놓을 곳이다. 깊이가 16cm밖에 되지 않는데, 충분한 용량이면서 폭이 작은 용기를 구하기가 어려워보인다. 그렇다고 공업사에 제작의뢰를 하면 돈이 많이 들어가서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요구가 자꾸 바뀌는 상황이라 만들더라도 못쓰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돈이 적게 드는 자체 제작을 하기로 했다.
5. 작업대 검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 곳에서는 바닥으로부터 천장까지 3.3m이고, 계단 아래에서부터 천장까지는 4.4m이다. 그리고 계단을 지나면 지층의 새로운 천장이 있다. 천장도 높이가 다르고 바닥도 높이가 다른 복잡한 구조이다. 안전하게 작업하기 위한 작업대를 여럿 검토해 보았다. 우마 작업대, 멀티 H형 사다리, 우마 사다리 등을 검토해 보았으나 경사지 계단에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고, 계단 아래 천장에 걸리는 문제도 있었다. 결국 비계를 설치하기로 했다. 비계 중에서도 작업이 간편한 시스템 비계도 역시 계단을 끼고 천장이 걸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강관 비계를 사용하기로 했다. 비계는 설치 업체에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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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장충동작은도서관의 의뢰를 받아 설치한 그린월의 기획 단계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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