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잡곡에 섞여 있던 흑미를 심어보니 싹이 나는 것을 확인하고 제대로 키워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에서 자라는 것과 비슷하게 양액에 뿌리를 담가서 키우는 방식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벼는 키가 1m 남짓 자라기 때문에 포트를 사용한다고 해도 큰 키 때문에 별도로 잡아주지 않으면 넘어가게 됩니다. 만일 벼를 수경재배로 키운다고 했을 때 고추처럼 쓰러지지 않도록 막대를 세우고 묶는 것은 상당히 성가신 일이고, 벼는 고추와는 달리 하나의 줄기가 아니라 줄기와 잎이 뭉쳐져 있어 묶게 되면 잎이 펴지는 것을 방해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배지에서 키우고 싶지는 않고...
그러다가 생각한 것이 물 속에서 뿌리를 붙잡아주는 덩어리가 있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를 실현하기 위해 양파망에 난석을 넣어 양액 속에 담가서 뿌리가 난석을 붙잡고 지탱하도록 해 보았습니다. 만일 양파망으로 난석을 모으지 않으면 양액 속의 모든 부분에 난석이 들어차게 되어 뿌리에 산소 공급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양파망으로 난석을 모아서 담가 놓으면 뿌리의 일부는 난석을 파고 들어가 몸을 지탱하고, 일부의 뿌리는 양액 속으로 뻗기 때문에 산소를 잘 공급받을 것입니다.
난석을 양파망에 넣고 물로 적신 다음 흑미 씨앗을 심었습니다. (2014.06.25)
흑미가 싹이 났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난석에 닿지도 않았는데, 그물망 위에서 주변의 높은 습도로 싹이 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흙 속의 씨앗도 흙에서 공급하는 수증기로 인해 상대습도가 거의 100%에 달하기 때문에 수분과 공기가 모두 잘 공급되어 싹이 날 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병에 수분이 있는 흙을 담아두면 병 안쪽 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대습도가 포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낮에 따뜻할 때는 상대습도가 내려가고 밤에 기온이 떨어지면 이슬점 이하가 되어 물방울이 맺힙니다. 하루 중의 이러한 변화가 싹이 트기에는 좋은 조건이 됩니다. (2014.06.28)
키가 약 10cm 정도 되었습니다. (2014.07.05)
충분한 빛을 공급하기 위해 교습소 바깥 남향 벽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옆에 구멍을 뚫어놓아 비가 와도 그 이상은 양액의 수위가 올라가지 않도록 했습니다. (2014.07.08)
바깥은 비도 올 것이고 바람도 불 것인데, 잘 견딜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안심할 만큼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입입니다. (2014.07.17)
며칠 지나니 곧게 서며 자리를 잡는 것 같습니다. 양액농도는 1,000~1,500ppm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약 800~900ppm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당시 모든 식물에 850ppm으로 맞춘 것으로 기억합니다. 땡볕에 물이 증발하면서 농도가 올라갈 것을 고려하면 이 정도이면 무난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2014.07.20) 식물별 양액농도 보기
성하의 계절 8월이 되었습니다. 흑미의 키도 많이 자랐고, 뿌리가 난석을 잘 움켜잡고 있는지 꽂꽂이 서 있습니다. (2014.08.01)
이후 2014.09.30에 이사를 하였는데, 이사한 집은 3층 건물의 2층으로, 옥상도 쓸 수 없고 옆건물이 가까이 있어 햇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기르던 흑미를 냉장고 옆에 두고 전구형 LED로 빛을 비추어 흑미 낟알이 생긴 것을 확인하고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식물을 키우기에 여건도 좋지 않았고 다른 일에 열중하던 때라 이후의 자료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ㅠㅠ
정리
1. 난석과 같이 물에 가라앉는 알갱이를 망으로 싸서 식물을 지지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2. 이러한 것을 여러 개 만들어 사용하면 벼를 키우는 데에 벼를 지지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위 내용을 바탕으로 비닐봉지로 계단 난간에 매달아서 키운 벼에 대한 내용은 링크를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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